1년 새 2번 죽었다 살아났다! 나라를 구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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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2번 죽었다 살아났다! 나라를 구하셨나?

중화상·강풍에 중상·교통사고·심근경색 딛고 일어난 서금용 회장
달리던 삶에 쉼표 찍은 후 ‘고향 위해 일해 달라’ 손짓에 번영회장 중책
“대규모 축사·풍력발전시설 설치로 혼란스러운 때 중책 맡아 어깨 무겁”

1년 사이 4번이나 병원신세를 졌다. 강한 바람에 떨어진 대형 간판에 맞고,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생사를 오갔다.

잘 나가던 사업을 접고 쉴 새 없이 달리던 삶에 쉼표를 찍었다. 하지만 쉼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나 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지역을 위해 일해 달라는 간절함을 외면하지 못하고 감투를 썼다. 서금용(61) 해병대전우회 전남연합회장은 그렇게 지난해 5월 공석이던 동복면 번영회장 자리에 앉았다.

▲ 중화상 치료 후 직격탄 때린 태풍...교통사고까지...

2019년 9월 28일은 서금용 회장이 다시 태어난 날이다,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강타했던 그날 서금용 회장은 집 앞마당에 나갔다가 강풍에 날아온 대형 입간판에 머리를 강타 당했다.

안구가 깨지고 목뼈와 턱뼈, 팔목이 부러졌다. 전신마비로 이어지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중상이었다. 운영하던 음식점에서 조리를 하다가 뜨거운 물에 데여 2달 가량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지 불과 서너달 만의 일이다.

불운은 또 찾아왔다. 2달 여간 입원 치료를 받은 후 퇴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뒤에서 달려온 차에 받혀 또다시 병원신세를 졌다. 이어지는 불운에 쉼을 생각했다.

▲ 갑자기 멎은 심장...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쉬자”

2020년 4월 19일은 서 회장이 정말로 다시 태어난 날이다. 일하던 중 갑작스러운 가슴통증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의사는 ‘심근경색’이라며 ‘조금만 늦게 발견했으면 죽었다’고 했다.

‘조금만’... 태풍에 날아온 강풍에 맞아 병원을 찾았을 때도 의사는 ‘조금만’이라고 했었다. 조금만 더 옆으로 맞았거나 강하게 맞았다면 평범한 일상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었다. 진지하게 쉼을 생각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나를 더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예식장을 경영하다가 귀향해 20년간 애지중지 운영해 오던 음식점을 접고 만연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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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락되지 않는 쉼 “고향을 위해 일해 주시오”

하지만 쉼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고향 동복에서 공석 중인 번영회장직을 맡아 지역을 위해 일해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1년 사이 4번의 큰일을 겪으며 쉼과 여유를 즐기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도우며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을 준비하던 참이었지만 뿌리칠 수 없었다.

번영회장을 맡아 동분서주하는 그를 보며 정치계 입문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보는 이들도 없지 않다. 서금용 회장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다보니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더라”며 “정치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봉사하며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축사·풍력발전시설로 인한 갈등...합리적 선택 위해 고심

서금용 회장은 축사와 풍력발전시설 설치 등으로 인한 갈등 해결을 동복면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동복면은 대규모 돈사 신축과 풍력발전시설 설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오염과 주거환경 악화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은 투쟁위원회를 구성해 대외적인 반대운동에 나섰고,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주민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나뉘었다. 주민들 간의 의견 대립은 동복면을 보이지 않는 갈등과 반목 속에 빠트리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주민등록인구 1,625명, 이중 47%가 65세 이상 노인인데다 젊은이들을 끌어들일 내세울만한 기업도 없고, 상수원관리지역과 산림이 전체면적의 84%를 차지하는 동복면으로서는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실리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금용 회장은 “풍력발전시설 설치 등으로 동복이 어느 때 보다 혼란스러운 때에 번영회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회원들과 함께 번영회 활성화는 물론 동복면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갈등 해결, 주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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